K리그1 2025 베스트11 그리고 트렌드



K리그1 2025 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리그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베스트11’이 공개되면서, 우승팀 전북 현대의 압도적 존재감과 주요 개인 타이틀의 향방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전북이 한 시즌 내내 보여준 조직력과 견고한 수비·균형 잡힌 중원은 표심을 끌어당기는 확실한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동시에 득점왕·도움왕, 최다 공격포인트 등 공격 부문에서의 주역들이 확정되며, 각 구단의 팀 컬러와 전술 성과가 숫자로 증명된 한 해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베스트11의 구성을 중심으로 2025시즌이 남긴 전술·데이터적 함의, 구단별 과제, 그리고 시상식 이후의 이적시장·아시아 무대 전망까지 심층적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K리그1 ‘최소 실점 우승’의 구조적 완성

올해 베스트11은 감독·주장·미디어 투표로 선정되었고, 전북이 무려 6명을 올리며 최다 배출 구단이 되었습니다. 골키퍼 송범근, 중앙수비 홍정호, 미드필더 박진섭·김진규·송민규·강상윤까지 포지션별 핵심 축이 고르게 포함된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송범근은 시즌 15경기 무실점, 리그 최소 32실점에 기여하며 ‘최소 실점 우승’의 상징적 주역이 됐습니다. 이는 전북이 단순히 공격 지표로만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 아니라, ‘전환 속도 관리–박스 수비 조직–세컨드 볼 회수–하프스페이스 차단’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안정이 철저히 갖춰졌음을 뜻합니다. 중앙수비 라인에서는 홍정호가 또 한 번 클래스를 입증했습니다. 대인·커버의 균형, 하프라인 근처에서의 라인 컨트롤, 그리고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공중 장악까지 모두 평균 이상을 넘어 ‘리그 표준’을 제시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전북의 미드필더 네 축이 모두 베스트11을 차지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전북 중원이 ‘가로·세로 간격 유지’와 ‘압박 유도 후 탈출’의 질에서 리그 최정상을 증명했다는 방증입니다. 측면-중앙-후방을 잇는 삼각 연결이 시즌 내내 안정적으로 작동했고, 공·수 트랜지션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1·2차 압박과 리턴 패스 각도 설계가 체계적으로 수행됐습니다. 전북이 리그 전반에 남긴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첫째, ‘실점 억제=우승 가능성 극대화’라는 공식의 재확인. 둘째, ‘중원의 일관성과 체력 관리’가 시즌 후반부 승점 회수의 핵심이라는 점. 셋째, 특정 선수 의존도를 낮추고 역할군을 분산하면 상대가 준비한 플랜B·플랜C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3가지 원칙은 향후 아시아 무대에서도 통용되는 보편 전략으로, 내년 ACL(또는 엘리트 경쟁 무대)에서 전북이 다시 한 번 ‘경기 운영의 완성도’로 승부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베스트 11, 득점왕 ‘싸박’, 최다공격포인트 ‘이동경’

공격수 부문에서는 수원FC의 ‘싸박’이 33경기 17골로 득점왕과 베스트11 공격수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10미터 전후반에서의 공간 침투 타이밍, 수비 라인 뒤로 파고드는 ‘다이애고널 런’(대각 침투), 그리고 니어·파 포스트 선택의 기민함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결코 ‘볼 터치 수가 많은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제한된 터치 내에서 기대 득점(xG)을 넘어서는 마무리 효율을 반복해 증명했습니다. 이러한 유형은 ‘점유율이 낮아도 결과를 담보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 archetype’으로, 팀 전반의 전개가 흔들려도 단 한 번의 전진 패스로 득점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동경은 김천 상무·울산 HD 두 팀을 거치며 13골 12도움으로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공·수 전환 지점에서의 퍼스트 터치 품질, 압박을 등지는 ‘벽 패스’로 2선 침투를 여는 능력, 그리고 세컨드 볼을 자기 발밑으로 끌어당기는 체흐니컬(technical) 우위가 돋보였습니다. 특히 ‘좌우 하프스페이스 로테이션–페널티 아크 주변의 3인 연계–원터치 해방’ 패턴이 반복적으로 성공하며 경기를 풀어낸 장면이 자주 연출됐습니다. 이는 한국형 2선 자원의 표본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도움왕 세징야(대구)는 24경기 12도움으로 트랙백 부담이 높은 전술 환경에서도 찬스 창출 기대값을 꾸준히 누적했습니다. ‘왼발 인스윙 크로스–컷백–전환 패스’라는 3요소를 경기 맥락에 맞춰 적절히 배합했고, 동료의 침투 발을 맞추는 타이밍 감각이 리그 톱 클래스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출전 경기 수 자체가 많지 않았음에도 효율이 높은 이유는, 소유권을 과하게 길게 끌지 않고 ‘최적 순간’만을 집요하게 노린 선택·집중의 산물입니다. 한 시즌 동안 그가 남긴 것은 단순한 도움 기록이 아니라, ‘압박 속에서도 창의성을 잃지 않는 10번의 미학’입니다. 


포지션별 트렌드 읽기

올해 베스트11이 던진 전술적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풀백의 진화’. 왼쪽 이명재·오른쪽 김문환으로 대표되는 측면 수비는 단순한 오버래핑을 넘어, 전환 국면에서 ‘내로우 풀백’처럼 안쪽 레인으로 들어와 중원의 숫자를 맞추는 장면이 늘었습니다. 이 접근은 역습 억제와 2차 전개를 모두 잡는 해법으로, 빌드업의 안정성을 비약적으로 높였습니다. 둘째, ‘중원의 분업화’. 전북 중원이 상징하듯 ‘수비형-레지스타-내려와 받는 윙’ 등 역할이 세분화되며, 탈압박 루트와 압박 유도가 설계도처럼 구현됐습니다. 셋째, ‘최전방의 효율성’. 볼 점유 비중이 줄어도 득실차를 관리할 수 있는 팀들이 상위로 올라섰고, 이는 리그 전체가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지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측면 풀백의 데이터는 다음 시즌 스카우팅 방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단거리에서의 폭발력뿐만 아니라, 상대 2선 압박을 끊는 10~15미터 전진 드리블, 내로우 무브 이후 전환 패스를 정확히 떨어뜨리는 킥 퀄리티가 강조될 것입니다. 국내 자원만으로 이를 꾸준히 수행하는 선수를 찾기 어려울 경우, 구단들은 아시아·유럽 변방 리그에서 해당 역량을 검증한 즉시전력형을 탐색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국내 유망주 입장에서는 ‘측면 수비=수비만 잘하면 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 전술 이해·킥 메커니즘·시야(스캐닝) 훈련을 한층 더 입체적으로 병행해야 시장 가치가 빠르게 상승합니다.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간극: ‘전환 속도’와 ‘세트피스 생산성’

상위와 중하위의 승점 간극을 벌려 놓은 결정적 차이는 ‘전환 속도’와 ‘세트피스 생산성’이었습니다. 많은 팀이 전방 압박을 시도했지만, 압박의 끝을 정리할 수 있는 ①유효태클 타이밍 ②세컨드 볼 회수 라인 ③다음 패스의 우선순위(측면 vs 중앙)에서 완성도가 갈렸습니다. 상위권은 이 3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렸고, 역습 상황에서도 ‘마지막 패스의 질’이 안정적으로 유지됐습니다. 세트피스에서는 세컨드 볼 대처·스크린 동선 정교화·리바운드 슈팅 빈도 관리가 승부를 가르는 변수였고,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은 팀들이 시즌 막판에 더 많은 승점을 수확했습니다. 전북의 사례처럼 수비 조직이 안정된 팀은 어지간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중하위권은 유리한 경기에서도 ‘경기 후반 집중력 하락→카운터 허용→세트피스 실점’의 패턴이 반복되며 승점 1~2점을 고스란히 흘리는 일이 잦았습니다.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서는 체력 피라미드를 재구축하고, ‘교체 카드 직후 5분’ 같은 미시적 시간대의 전술 루틴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부서가 제공하는 누적 지표 외에 ‘상대 전술 변화 직후의 플레이 품질’처럼 문맥 기반 지표를 코칭 현장과 실시간 공유하는 체계를 더 촘촘히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MVP·감독상, 이적시장, 그리고 아시아

베스트11이 발표된 만큼, 이제 관심은 MVP·영플레이어·감독상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갑니다. 리그 우승의 핵심 조각을 다수 보유한 전북의 표심 우위가 작동할 가능성이 크지만, 개인 지표의 정교함과 팀 기여도의 가시성(득점 관여, 전진 패스 성공률, 압박 유발 턴오버 등)을 함께 본다면 다른 팀의 상징적 주자들도 충분히 수상 레이스에 가세할 수 있습니다. 시상식 직후에는 구단별 ‘페이롤-전술’ 정렬을 전제로 한 이적시장 전략이 공개될 텐데, 베스트11에서 드러난 리그 트렌드(내로우 풀백, 분업화된 중원, 효율적 최전방)는 영입 포지션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한편 연말·연초로 이어질 아시아 무대 준비에서는 리그에서 통했던 ‘밀도 높은 수비’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지, 전환 속도 싸움에서의 의사결정 품질이 유지되는지가 최대 체크 포인트가 됩니다.


구단별 과제와 팬 베이스의 역할

상위권 구단은 ‘지속가능한 로테이션’과 ‘부상 리스크 관리’가 핵심입니다. 일정이 빽빽한 상황에서 경기력의 최저선을 높이려면, B플랜 라인업의 전술 적합도를 시즌 초반부터 끌어올려야 합니다. 중위권은 ‘매치업 특화 전술’을 보강해야 합니다. 빌드업을 중원에서만 풀지 말고, 풀백의 안쪽 유입·센터백의 하프스페이스 드리블 등으로 첫 줄 압박을 구조적으로 방해하는 세부를 레퍼토리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위권은 ‘실점 억제의 수학’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세트피스 수비에서의 마킹 원칙, 크로스 유도와 차단의 기준선, 그리고 페널티 아크 주변 지역 방어 규칙을 표준화하면, 시즌 실점의 10~15%를 줄이는 것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팬 베이스의 역할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홈에서의 응원 문화가 ‘라인 상승’과 ‘전환 속도’를 가능케 한다는 연구·사례는 이미 축적되어 있습니다. 올 시즌 전북·대전 등 홈에서 강한 팀들이 보여준 에너지 레벨은 전략적 자산으로 기능했습니다. 지역 커뮤니티와의 접점 확대, 유소년 프로그램의 연계, 경기 전 팬 미팅과 같은 ‘경기일 경험 설계’는 단기 흥행 이상의 효과—즉 선수단의 집중·동기 수준 향상—로 귀결됩니다.


데이터로 검증된 일관성, 그리고 다음 단계

2025시즌 베스트11은 팀과 개인이 동시에 성장한 리그의 현재를 보여줍니다. 전북의 6인 배출은 우승팀의 구조적 완성도를 수치로 확인한 결과이며, 득점왕 싸박·최다공격포인트 이동경·도움왕 세징야의 동시 등장은 ‘효율과 창의성’이 공존하는 공격 트렌드를 상징합니다. 올 시즌을 통해 확인된 풀백의 내로우 무브, 중원의 분업화, 최전방의 효율성은 내년 스카우팅과 프리시즌 훈련의 좌표가 될 것입니다. 시상식의 남은 타이틀과 겨울 이적시장, 그리고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답안의 절반은 이미 베스트11이라는 거울 속에 비치고 있습니다. 팬 여러분께서는 올 시즌의 성취를 함께 기념하시되, 다음 시즌 더 높은 기준으로 도약할 리그의 변화를 계속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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