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온, 스노보드 월드컵 2연속 우승, 스위치, 밀라노
2연속 우승이 뜻하는 것
이번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최가온 선수께서 ‘2주 연속 우승’을 확정하신 장면은, 단순히 메달 하나를 더 보탰다는 차원을 넘어 “올림픽 직전 시즌을 어떻게 지배하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과로 보셔도 좋습니다. 최가온 선수께서는 2025~2026시즌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중국 장자커우 대회 우승에 이어 미국 콜로라도주 코퍼마운틴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시며 시즌 초반 두 대회를 연달아 석권하셨습니다. 특히 결선에서 94.50점을 기록해 우승하셨다는 점은 “우승했다”보다 “점수로도 압도했다”는 메시지가 더 선명합니다. 실제로 결선에서 90점대를 넘긴 선수가 최가온 선수 한 분이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이 대목은 경쟁 구도가 빡빡한 월드컵 무대에서 주행 완성도와 난도, 그리고 착지 안정성이 동시에 최고 수준으로 맞아떨어졌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월드컵에서 연속 우승이 어려운 이유는, 종목 특성상 ‘기술 난도’와 ‘실수 리스크’가 늘 붙어 다니기 때문입니다. 하프파이프는 단 한 번의 착지 흔들림이 점수 손실로 곧바로 이어지고, 점수 체감 폭도 큽니다. 더구나 시즌 초반에는 선수들이 몸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컨디션 편차가 생기기 쉬운데, 이 시기에 두 번 연속으로 정상을 찍는 것은 “현재 컨디션이 좋다”를 넘어 “기술과 멘털이 동시에 올라와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최근 보도들에서도 최가온 선수의 이번 우승을 두고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그 이유는 올림픽처럼 큰 무대에서는 결국 ‘최고치’보다 ‘재현성’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즉, 한 번의 폭발적인 런을 만들어내는 선수보다, 압박이 큰 날에도 비슷한 수준의 점수대를 반복해서 뽑아내는 선수가 우승 확률을 높입니다. 이번 코퍼마운틴 대회에서는 세계 최강급 경쟁 상대로 거론되는 클로이 김(미국) 선수와의 맞대결 가능성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클로이 김 선수는 예선에서 결선행 성적을 만들었지만, 결선을 앞두고 연습 도중 컨디션 문제(혹은 몸 상태 이상)로 출전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많은 분들께서는 “맞대결이 무산돼 아쉽다”는 감정을 느끼실 수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시면 최가온 선수에게는 더 중요한 과제가 남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올림픽 본선에서는 상대가 누구든, 또 어떤 변수가 생기든 결국 ‘자기 런을 완성해 점수를 가져오는 사람’이 메달을 가져갑니다. 이번 대회처럼 예선에서도 최고 점수권을 만들고, 결선에서도 흔들림 없이 90점대 중반을 찍는 흐름은, 맞대결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올림픽에서 통할 구조”를 갖췄다는 신뢰를 쌓아주는 결과입니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부터 월드컵 우승을 ‘연속으로’ 쌓으셨다는 사실은, 기술력만이 아니라 대회 이동·시차·훈련 루틴·심리 압박까지 포함한 종합 운영이 안정적이라는 증거가 됩니다. 정리하자면, 최가온 선수의 2연속 우승은 “한 번 잘 탄 유망주”가 아니라 “시즌을 설계하고 결과로 증명하는 선수”로 완전히 단계가 올라갔음을 보여주셨다고 평가하실 만합니다.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 가장 무서운 선수는, 단발적으로 높은 점수를 찍는 선수가 아니라, 월드컵에서 이미 같은 결과를 반복해 본 선수입니다. 그 점에서 이번 2연속 우승은 ‘기대’가 아니라 ‘근거’를 남긴 성과로 보시면 더 정확합니다.
스위치 백나인 콤보
이번 우승을 기술적으로 뜯어보면, 핵심은 단순한 “회전 수가 많다”가 아니라 “고난도 요소를 안정적으로 연결했다”는 데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가온 선수께서는 스위치 백나인(스위치 자세로 백사이드 방향 900도 회전)과, 백사이드 나인(900도 회전) 콤보 기술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높은 점수를 끌어내셨습니다. 하프파이프에서 점수는 일반적으로 점프 높이(에어), 기술 난도(회전수·그랩·스핀 방향·스위치 여부), 연결의 매끄러움, 그리고 착지 안정성(클린 랜딩) 등의 종합 평가로 결정되는데, 스위치 요소가 들어가면 체감 난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스위치란 평소 진행 방향과 반대로 진입하거나 몸의 방향 감각을 뒤집는 동작이 많아, 속도 조절과 타이밍 오차가 커지기 쉬운 영역입니다. 그런데도 스위치 백나인을 포함한 고난도 구성을 안정적으로 연속 성공시키면, 심판 입장에서는 “기술 자체의 난도”뿐 아니라 “그 난도를 실수 없이 소화했다”는 완성도까지 점수로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한 번의 점프가 아니라, 런 전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평가되는 종목입니다. 같은 900도 회전이라도 앞뒤의 연결이 엉키거나, 착지 후 속도가 죽어서 다음 트릭의 높이가 낮아지면 런의 체감 난도가 떨어집니다. 반대로 최가온 선수처럼 고난도 트릭을 성공시키고도 라인과 속도를 유지해 다음 점프에서 또 높은 에어를 확보하면, 런 전체의 “강약 조절”이 아니라 “강강강”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됩니다. 이 구조가 바로 94.50점 같은 고득점으로 연결되는 길입니다. 이번 결선에서 유일하게 90점대를 기록하셨다는 점도, 단 한 번의 ‘대박 트릭’만이 아니라 런 전체가 고난도-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는 간접 증거로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우승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포인트로 ‘멘털의 리셋 능력’을 꼽고 싶습니다. 일부 보도에는 최가온 선수께서 1차 시기에서 넘어지는 장면이 있었으나, 2차 시기에서 다시 정신력을 붙잡아 우승으로 연결하셨다는 취지의 코멘트가 전해졌습니다. 하프파이프에서 넘어짐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신체 리듬이 끊기고 공포 반응이 생길 수 있는 변수입니다. 그럼에도 다음 시기에 곧바로 고난도 트릭을 다시 시도해 깔끔하게 성공시킨다는 것은 “기술이 된다”를 넘어 “기술을 다시 꺼낼 수 있는 심리적 통제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올림픽에서는 예선과 결선, 그리고 날씨·설질·시야 같은 외부 변수까지 겹치기 때문에, 이 ‘리셋 능력’이 메달 색깔을 가르는 순간이 자주 나옵니다. 또 하나는 기술의 ‘브랜드화’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치 백나인은 과거에도 최가온 선수가 여자 선수로서는 매우 이르게 성공시켰던 상징적인 기술로 언급됩니다. 어떤 선수에게는 특정 기술이 그 자체로 경쟁력이 됩니다. 상대가 그 기술을 따라오지 못하면 점수 싸움이 구조적으로 불리해지고, 따라오려 하면 실수 리스크가 늘어납니다. 즉, 최가온 선수의 스위치 백나인 계열 기술은 “난도를 높여 점수를 벌어두는 무기”이자, “상대의 전술 선택지를 좁히는 압박”이 됩니다. 결국 이번 2연속 우승은, 그 무기가 실전에서 반복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증명하셨다는 데 기술적 가치가 있습니다.
밀라노 올림픽 전망
2연속 우승이 올림픽 전망으로 곧장 연결되는 이유는, 올림픽 메달 레이스의 본질이 “한 번의 최고치”보다 “시즌 전체의 안정적인 경쟁력”에 있기 때문입니다. 최가온 선수께서는 월드컵 무대에서 이미 통산 우승을 쌓아오셨고, 이번 시즌에는 개막 초반부터 두 대회를 연달아 제패하며 ‘현재 세계 최정상권’임을 점수로 보여주셨습니다. 특히 94.50점 같은 고득점은 “이론상 가능”한 점수가 아니라 “실전에서 구현 가능한 점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올림픽에서는 심판 성향이나 코스 조건이 조금 달라져도, 결국 90점대 중반을 만들 수 있는 선수는 금메달권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지금 시점의 최가온 선수는, 단순한 유망주를 넘어 “상대가 전략을 바꿔야 하는 선수”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보셔도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전망이 밝을수록, 앞으로의 과제도 더 구체적으로 설정하셔야 합니다. 첫째는 부상과 컨디션 관리입니다. 하프파이프는 착지 충격이 크고, 반복 점프에서 무릎·허리·발목에 누적 부담이 생기기 쉬운 종목입니다. 시즌 중반으로 갈수록 작은 통증이 퍼포먼스를 갉아먹는 경우도 흔합니다. 따라서 훈련에서는 “최고 난도 트릭을 매번 완성하는 것”보다, 올림픽 결선 당일에 최고치를 꺼낼 수 있도록 피로를 관리하는 전략이 필수입니다. 둘째는 런의 ‘안전장치’ 구축입니다. 올림픽에서는 실수 없이 점수를 확보하는 1번 런과, 금메달을 노리는 2번 런의 역할 분담이 중요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고난도 콤보를 모두 넣는 런뿐 아니라 실수 확률을 낮춘 안정형 런도 동시에 갖춰두면, 당일 조건이 좋지 않아도 메달권에서 버틸 가능성이 커집니다. 셋째는 최강 경쟁자와의 ‘실전 대결 경험’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클로이 김 선수의 기권으로 맞대결이 무산되었지만, 올림픽에서는 결국 최정상급 선수들과의 직접 경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상대가 강할수록, 단순히 난도만 올리는 방식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착지의 안정성과 런의 흐름을 보존하면서 “필요한 곳에만 난도를 집중”하는 선택이 더 효율적일 때도 많습니다. 최가온 선수는 이미 고난도 기술을 갖추셨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 기술을 어떤 조건에서, 어떤 순서로 배치할 때 성공 확률이 가장 높은지까지 계산해 ‘올림픽용 런’을 완성해 가시는 과정이 중요해집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팬 입장에서는, 이번 2연속 우승이 한국 스노보드 전체에 주는 파급력도 함께 보실 만합니다. 한 명의 선수가 월드컵을 연속 제패하면, 종목 인지도는 물론이고 선수층·후원·훈련 환경에 대한 관심이 함께 커집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도 하프파이프 세계 1위를 반복할 수 있다”는 사례가 생기면, 다음 세대에게는 목표가 추상이 아니라 현실이 됩니다. 최가온 선수께서 만들어 주신 이 흐름은 올림픽 메달이라는 결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며, 동시에 한국 설상 종목의 지평을 넓히는 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월드컵 일정에서 안전하게 컨디션을 유지하시고, 올림픽 결선에서 ‘가장 필요한 날’에 가장 완성도 높은 런을 꺼내실 수 있다면, 밀라노·코르티나 무대에서 큰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