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과 결별, 재구성과시사점



IBK기업은행이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김호철 감독과 결별하였다는 소식은 배구계 안팎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팀은 최근 7연패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흔들렸고, 김호철 감독은 팀의 반등을 위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으셨습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감독 교체를 넘어 구단의 신뢰 체계, 전술 방향, 선수단 운영 철학을 전면 재점검하게 만드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팬 여러분께서는 아쉬움 속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계실 것이며, 구단은 그 기대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의 계획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결별의 배경과 의미: ‘단기 충격’에서 ‘중장기 재설계’로

결별의 직접적 배경은 연패였습니다. 연패 국면에서는 전술 실행의 세밀함보다 심리적 부담이 먼저 무너지곤 합니다. 세트 중반 리드 상황에서의 결정력 저하, 리시브 라인의 과부하, 득점 후 서브 범실로 흐름을 내주는 패턴이 반복되면 선수단은 “우리도 모르게” 소극적 선택을 하게 됩니다. 김호철 감독은 베테랑과 유망주의 조화를 통해 에너지 전환을 꾀하셨으나, 짧은 시간에 체감 가능한 반등을 만들기엔 변수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스스로 물러나는 결단은 팀의 숨을 고르게 하고, 새로운 목소리가 들어올 공간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있습니다. 구단 입장에서도 성과 책임을 분명히 하되, 감독 개인에게만 책임을 귀속시키지 않고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할 명분과 시간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랠리 초반의 이득 창출 실패입니다. 서브-리시브 첫 교환에서 얻는 기대득점(소위 Sided-out Efficiency)이 떨어지면 전체 득실 구조가 기울어집니다. 리시브 성공률 자체보다 성공 리시브 이후의 첫 선택—속공·퀵 오픈·파이프—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리고 세터의 분배가 예측 가능해졌는지가 본질입니다. 둘째, 하이볼 처리 품질입니다. 리시브가 흔들릴 때 결국 하이볼 비중이 늘어나는데, 이때 아웃사이드의 스윙 궤적, 블록 앞 각도, 라인·코트 중앙을 겨냥하는 혼합 패턴이 단조로우면 상대 수비에 읽힙니다. 셋째, 서브로 시작하는 ‘방해’가 약했습니다. 강서브의 절대량이 부족하거나 타깃팅이 일정하면 상대는 곧바로 중앙·속공으로 타격을 넣어 우리 블록 타이밍을 빗나가게 합니다. 이 세 지점은 새 사령탑이 부임 즉시 손대야 할 구조적 병목입니다. 공격은 간결함이 우선입니다. 리시브가 3m 밖으로 밀려도 세터가 파이프를 살릴 수 있도록 중앙 미들의 출발 타이밍을 절반 박자 빨리 가져가야 합니다. 미들이 먼저 상대 미들블로커의 시선을 묶고, 그 다음에 좌·우 날개가 “뒤늦게” 나타나는 레이트 출발을 넣으면 블록의 결정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하이볼 국면에서는 대각-직선-팁의 3연속 분배를 세트 단위로 미리 설계해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수비는 라인 수비와 리베로의 세컨드 터치 권한을 확장해 ‘한 번 더’ 올리는 구조를 만들고, 서브는 상대 주공격수의 리시브 부담을 극대화하는 서브 시퀀스를 도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로테이션에선 강서브→플로터→다시 강서브로 리듬을 흔들어, 상대 세터의 분배 루틴을 깨뜨리는 방식입니다.


세터-공격수 매칭 재구성

새 지도부가 가장 먼저 점검할 부분은 세터의 페이스입니다. 분배의 편향은 곧 블록의 집중으로 이어집니다. 좌·우 날개의 점유율이 유사하더라도, 언제 몰아주느냐가 중요합니다. 초반에는 미들에 과감히 쏟아 블록을 좁히고, 중반에는 파이프와 반대편 날개로 좌우 폭을 벌리며, 듀스 국면에는 핫핸드에 단호히 실어주는 ‘세 단계 리듬’이 필요합니다. 또한 평소 연결이 적었던 조합—예컨대 백어택을 즐겨 쓰지 않던 날개와의 파이프, 혹은 미들-파이프의 더블 픽—을 과감히 시도하면 상대 스카우팅 리포트의 가정이 무너집니다. 이런 낯선 연결이 한두 번만 적중해도 경기의 내러티브는 완전히 바뀝니다. 연패 국면에서는 베테랑의 안정감과 루키의 에너지가 모두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섞는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출전 “구간”을 이름 붙여 관리하는 것이 유효합니다. 예를 들어 1세트 15점 이전은 루키의 탐색·압박 구간, 15점 이후는 베테랑의 안정화 구간으로 정의해 역할 기대치를 분명히 합니다. 교체 카드도 단순 포지션 대체가 아니라 기능 교체로 접근합니다. ‘서브 스페셜’, ‘리시브 스톱퍼’, ‘하이볼 파이터’처럼 기능적 명칭을 부여하면 벤치가 자신의 즉시 임무를 선명히 이해합니다. 또한 리베로 로테이션을 상황별로 분리 운영해 리시브 안정과 디그 반사 속도를 각각 최적화하는 것도 검토할 만합니다. 패배 직후 24시간은 감정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48시간 안에는 생리학적 회복을, 72시간에는 기술·전술 회복을 마치도록 표준 루틴을 적용해야 합니다. 아이스·컨트라스트 배스, 수면 위생 관리, 저강도 코어와 어깨 견갑·고관절 안정화, 반응 속도 드릴을 모듈화해 누수 없이 수행하면 미세 손상이 다음 경기로 번지지 않습니다. 멘탈 측면에선 세트마다 ‘리셋 신호’를 팀 규약으로 지정합니다. 예컨대 범실 후 코트 내 3인 하이파이브→키워드 콜(“리셋”)→다음 랠리 첫 콜 우선권 부여처럼 절차를 의식화하면, 연패 때 흔한 ‘침묵의 3랠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구단이 회복해야 할 것은 단지 승수만이 아닙니다. 팬 신뢰입니다. 정례 브리핑을 통해 훈련 방향, 로스터 정책, 부상 리포트(공개 가능한 범위)를 일관되게 설명해야 합니다. 성과 목표도 추상적 슬로건이 아니라 수치와 기한으로 제시합니다. 예: 다음 5경기 리시브 효율 +3%p, 세트당 범실 1.2개 감소, 20득점 이후 득점환산율 +5%p 등. 작은 개선이 팬의 눈에도 보이면 응원은 자연스럽게 응집력을 되찾고, 홈경기의 ‘첫 5점’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이는 곧 선수단의 심박을 낮추고 손의 긴장을 풀어 줍니다.


비교 사례와 시사점: ‘반등 곡선’의 공통분모

타 구단의 반등 사례를 보면 세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 서브-블록의 상호작용 회복(강서브 비율↑→상대 중앙 약화→우리 블록 포인트↑). 둘, 파이널 볼 트래킹의 시스템화(세트 막판 플레이북 별도 구성). 셋, 세터의 템포 변조(빠른 초반·느린 중반·결정적 순간의 확신). IBK기업은행도 이 공통분모를 로드맵에 이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등은 ‘특별한 한 방’보다는 ‘당연한 것의 완결’에서 시작됩니다. 30일: 서브 타깃팅 매트릭스 재설계, 세터-미들 연결 성공률 5%p 상향, 하이볼 3패턴 의무화. 60일: 파이프 점유율 8~12% 유지, 세트피스 변형 2가지 정착, 리베로 이원화 운영 테스트. 90일: 클러치 시나리오 플레이북 6세트 구축, 범실율 리그 상위 3분위 진입, 홈 1세트 득점률 리그 상위권 회복. 전술은 현대 배구의 속도와 다양성에 부합해야 합니다. 미들 활용의 우선순위를 높이되, 파이프·백어택의 비중을 균형 있게 가져가는 철학이 필요합니다. 육성은 유망주의 성장을 단기 성과와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설계—개인 기술 코칭, 영상 피드백, 피지컬 보완—가 체계화되어야 합니다. 소통은 라커룸의 신뢰를 얻는 첫 조건입니다. 명확한 롤 정의, 실패를 허용하는 학습 문화, 패배의 원인 공유가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지가 관건입니다. 이 삼각형의 균형을 갖춘 지도자가 팀의 체질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아웃사이드: 하이볼 3구간(라인·대각·팁) 분배, 1세트 초반 수비 집중 콜 의무. 미들: 세터 시야에 먼저 들어가는 예고 움직임, 트랜지션 블록 이동 첫 발 빠르게. 세터: 3연속 동일 분배 금지 원칙, 듀스 국면 핫핸드 확인·고집. 리베로: 리시브 라인 높낮이 조절 주도, 세컨드볼 호출 범위 확대. 벤치: 기능 교체 카드의 타이밍 사전 합의, 첫 랠리 임무 요약 콜. 구단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새 지도부 선임과 동시에 훈련의 표준화, 전술의 단순·명료화, 선수 보호와 소통 강화에 나서겠습니다. 팬 여러분께는 두 가지를 부탁드립니다. 첫째, 과정의 지표를 함께 봐 주십시오. 리시브 효율·범실·세컨드볼 회수 같은 작은 수치의 호전이 결국 승리로 연결됩니다. 둘째, 홈경기 초반의 에너지를 채워주십시오. 첫 5점에서의 함성은 선수들의 손끝과 발목을 가볍게 합니다. 응원은 전략입니다. 여러분의 전략이 코트 위 전략을 밀어 올립니다. 김호철 감독과의 결별은 슬프면서도 필요한 전환이었습니다. 이제 IBK기업은행은 연패의 관성을 끊고, 간결한 전술·탄탄한 훈련·일관된 소통으로 반등의 궤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반등은 하루에 오지 않지만, 첫 주, 첫 세트, 첫 랠리에서 이미 시작됩니다. 구단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선수들은 다시 일어나겠습니다. 팬 여러분과 함께라면, 이 팀은 충분히 돌아설 수 있습니다. 오늘의 아쉬움이 내일의 강인함으로 축적되도록,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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