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 세계선수권, 한국 대표팀 노르웨이와의 첫 경기에서 19-34 패배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제27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의 첫 관문에서 강호 노르웨이를 만나 고전하며 패배를 기록했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컸지만, 대회 운영 흐름과 조별리그 판세를 감안하면 이번 경기는 전력 격차를 냉정히 확인하고 남은 두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을 챙겨야 한다는 분명한 과제를 남겼습니다.
대표팀은 대회 출국 전부터 빠른 전환, 활동량 기반의 수비, 골키퍼와의 유기적 연계를 핵심 키워드로 준비해 왔고, 이번 경기에서도 일정 구간에서는 이러한 색깔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세계 정상급 선수층을 보유한 노르웨이의 체격·스피드·정확성이 동시에 압도적으로 작동하면서 수비 간격이 벌어지고, 공격에서는 결정력 저하가 겹치며 점수 차가 벌어진 것이 패인으로 정리됩니다.

1) 경기 흐름 재구성: 초반 대인 수비의 효과와 한계

대표팀은 초반 적극적인 대인 압박과 라인 수비로 노르웨이의 세트 오펜스를 흔들려 했습니다.
좌·우 2선에서의 빠른 간격 조절, 하프 스페이스 차단, 6m 라인 앞 감속 방어를 통해 상대의 일격 필살 패턴(하프의 순간 스텝-킥아웃-코너 피니시)을 늦추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노르웨이는 개인기량이 뛰어난 백코트 자원을 통해 수비 라인을 한 번에 찢는 돌파 혹은 파워 점프슛으로 압박을 무력화했고, 두 번째·세 번째 동작에서 만들어낸 파울 유도와 7m 드로를 꾸준히 가져가며 흐름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전환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막아 낸 다음의 전개’에서 빠르게 러닝을 붙이고 1·2차 속공을 이어갈 때는 장면이 좋아졌지만, 득점 이전 단계에서의 패스 미스·오버스텝 등이 빈번하게 나오며 득점 효율이 떨어진 대목이 핵심 반성 포인트입니다.

2) 공격 전술 관점: 피벗 연계와 백코트 결정력의 균형

공격에서 가장 아쉬운 지점은 피벗과 백코트의 ‘두 축’이 동시에 살아난 시간이 길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피벗에게 들어가는 하이·로우 패스의 타이밍과 궤적이 상대 수비의 손에 차단되거나, 피벗 스크린 이후 백코트의 파고드는 타이밍이 반 박자씩 늦어지며 구석 코너에서 난해한 각도의 마무리를 강요받았습니다.
노르웨이는 6:0 기반의 탄탄한 라인 수비를 유지하면서도 2선의 한 발 앞 압박을 통해 첫 패스를 어렵게 만들었고, 우리 대표팀이 준비해 온 ‘빠른 볼 순환→피벗 순간 침투’ 패턴을 예측 방어로 차단했습니다.
해결책은 명확합니다. 세트 오펜스에서 첫 패스 이후 2·3 번의 패스가 더해질 때 백코트의 스텝 리듬과 피벗의 스크린 각도를 조금 더 단순·직선적으로 가져가면서, 불필요한 사이드 체인지를 줄이고, 공격 시간을 20초 내외로 줄여 상대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마무리하는 빈도를 높여야 합니다.

3) 수비·골키퍼 유기성: ‘첫 손 맞힘’과 리바운드 케어

세계 톱클래스 팀을 상대로 실점 폭을 줄이려면 수비의 첫 손 맞힘(첫 충돌)의 질과 방향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번 경기에서 우리 수비는 중앙 축에서 첫 컨택의 각도를 만들고도 ‘두 번째 지원’이 반 박자 늦어 사이드로 밀리는 순간을 여러 차례 허용했습니다.
골키퍼는 중거리·하이포인트 슛에 대한 반응에서 빅세이브를 몇 차례 만들어 주었지만, 세컨드 볼과 리바운드 박스아웃이 뒤따르지 못해 실점으로 연결되는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남은 조별리그에서는 ‘첫 컨택의 방향성 통일→두 번째 지원 합→리바운드 셀프케어’라는 3단계 체크리스트를 벤치 타임아웃마다 상기시키는 루틴을 가져갈 필요가 있습니다.

4) 체력·교체 로테이션: 5분 단위 미시 운영의 필요

대회 특성상 짧은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지므로, ‘5분 단위 미시 로테이션’은 필수입니다.
특히 백코트 주축의 체력 소모가 큰 편이므로 수비 전용 카드와 공격 전용 카드를 보다 과감히 분리해 투입하는 선택이 유효합니다.
페이스가 빨라지는 구간에서는 수비 에이스의 파울 매니지먼트가 관건이므로, 2파울 이후에는 속공 저지 역할을 윙·피벗으로 전환해 불필요한 경고·2분 퇴장을 예방하는 운영도 고려해야 합니다.
교체 타이밍은 상대 타임아웃 직후 혹은 7m 드로 전후 같이 ‘경기 리셋’ 구간에 묶어, 우리 팀이 전술적 메시지를 공유한 상태로 코트를 밟게 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5) 남은 조별리그 관전 포인트: ‘현실적 목표’와 ‘득실 관리’

조별리그는 상위 라운드로의 진출 가능성을 좌우하는 승점 싸움이자, 동시에 이후 라운드에 가져가는 승점·득실 관리의 시작점입니다.
노르웨이전은 객관적 전력 차를 감안할 때 ‘경험 축적’과 ‘실전 점검’의 성격이 강했다면, 남은 두 경기는 반드시 승점을 수확해야 하는 ‘현실적 목표’의 경기입니다.
상대가 적극적인 전방 압박이나 투지 넘치는 러닝으로 흐름을 끊어 올 경우, 우리 대표팀은 세트플레이의 루틴을 간결하게 유지하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보수적 경기 운영으로 승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전반 막판·후반 초반의 ‘스윙 타임’에 집중력을 유지해 3~4점 차 리드를 만들면, 이후 게임 플랜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6) 데이터로 본 과제: 턴오버·슈팅 효율·세트 득점 분포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이 상위 라운드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때의 공통점은 ‘턴오버 10개 내외’와 ‘유효 슈팅율 55% 이상’이라는 두 기준을 충족했을 때였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상대 수비의 간헐적 트랩과 패스 라인 차단에 턴오버가 늘어나며 우리 리듬이 흔들렸습니다. 남은 경기에서 가장 먼저 줄여야 할 항목입니다.
또한 세트 득점 분포가 백코트 편중에 머무르면 수비의 초점이 중앙으로 몰리고, 코너·윙에서의 고효율 찬스가 줄어듭니다. 윙의 초기 볼터치 빈도를 의도적으로 높여 수비 폭을 넓힌 뒤, 피벗 혹은 하프의 파고듦으로 마무리하는 ‘폭→중앙 수렴’ 패턴을 자주 꺼낼 필요가 있습니다.

7) 심리·멘탈 코칭: ‘한 점, 한 수’의 루틴화

노르웨이 같은 강호를 상대로 점수 차가 벌어질 때 가장 위험한 것은 플레이의 성급함과 커뮤니케이션 붕괴입니다.
우리 대표팀은 벤치와 코트의 신호 체계를 더 단순화해, 세트플레이 호출(예: 컬러·숫자 콜), 수비 전환 시 역할 지목(예: 센터락·하프다운·윙업)을 루틴화해야 합니다.
또한 타임아웃에서 ‘지금 필요한 1가지’만 합의하는 원 포인트 코칭이 유효합니다. 예컨대 “다음 3분은 턴오버 제로·세트 오펜스 20초 이내 마무리” 같은 very short KPI를 제시하고, 이행 여부만 체크하는 방식입니다.
실전에서 심리적 과부하는 전술 복잡도보다 ‘행동 단순화’가 효과적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8) 포지션별 디테일: 윙·피벗·골키퍼의 승부처

윙: 초반부터 하이패스·스킵패스를 통한 볼터치 빈도를 늘려 수비 폭을 벌리고, 리버스 컷인으로 6m 라인에서 파울·7m 드로를 유도하는 장면을 늘려야 합니다.
피벗: 스크린 각도를 30~45도로 유지해 백코트의 진입각을 명확히 열고, ‘스크린→리셋→재침투’의 2차 움직임을 습관화해야 합니다. 패스 타이밍은 백코트가 한 번 더 유인한 뒤 로팩으로 떨어뜨리는 느린 템포가 오히려 안전합니다.
골키퍼: 중·장거리 하이포인트 대응에서 손 끝을 길게 쓰는 하이 블록 타이밍과, 로우 바운스 슛 대비 스플릿 스텝의 속도 차이를 더 키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리바운드 후 첫 롱패스의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 장점인 속공 활성화에 직결됩니다.

9) 판정·규정 대응: 파울 매니지먼트와 수적 열세 운영

국제대회는 컨택의 강도와 파울 기준이 국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초반 5분에 심판 성향을 파악하고, 불필요한 상체 컨택 대신 횡이동으로 파울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2분 퇴장 등 수적 열세 구간에는 ‘실점 억제’가 최우선입니다. 5백 수비에서는 중앙을 접고 코너를 내주는 선택이 실점 기대값을 낮춥니다. 공격에서는 6명 공격(골키퍼 아웃) 선택 시 백패스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라인 밖 세이프존을 명확히 정해 두어야 합니다.

10) 남은 일정의 전략: ‘현실적 2승 플랜’과 로테이션

조별리그 잔여 경기에서는 현실적으로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고, 전력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매치업에서 체력 비축과 득실 관리까지 염두에 둔 운영이 필요합니다.
초반 10분에 경기의 톤을 우리 쪽으로 당겨오면 이후 교체 로테이션 폭을 넓히면서 주전 의존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접전 양상에서는 세트플레이를 최대한 간결히 유지하고, 세트 종료 10초 내 마무리 원칙을 반복해 가져가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마무리: 패배를 학습으로 전환하면 기회는 남아 있습니다

노르웨이전 패배는 씁쓸했지만, 대회는 시작 단계입니다. 강호와의 맞대결에서 얻은 데이터와 체감 격차를 냉정히 분석해 남은 조별리그에서 실전에 즉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턴오버 절감·결정력 회복·수비 첫 손 맞힘’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경기 내내 유지한다면, 대표팀은 충분히 승점 확보와 다음 라운드 진출이라는 현실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선수단은 이미 빠른 전환과 끈끈한 팀 디펜스라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늘 확인한 과제를 보완하면, 우리 핸드볼은 다시 한 단계 성장할 것입니다.
남은 경기에서 대표팀이 보여줄 투혼과 조정력을 응원합니다.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경기에서 더 나아진 우리’입니다. 그 과정 자체가 곧 성과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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